[박소민, 노승민 노무사의 5분특강 : 알쏭달쏭 노무이슈]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성

 

1. 포괄임금제의 개념

박소민 노무사: 최근에 포괄임금제 약정의 효력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는데요.

노승민 노무사: 예. 포괄임금제는 노동법상 지속적인 분쟁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 사건은 고속버스 업종에서 포괄임금약정을 두고 문제가 된 사안입니다.

박소민 노무사: 그렇다면 판례의 내용을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포괄임금제란 무엇이고, 이게 왜 문제가 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노승민 노무사: 예. 포괄임금제란 일정액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연장/야간수당 등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정해서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지급 방식을 의미하는데요. 포괄임금제의 원래 취지는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 일정액을 수당으로 지급하자는 취지인데요.
이게 문제되는 이유는 실제 노동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정하다 보니 이른바 ‘공짜야근’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겁니다. 즉, 과도한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유발하는 장시간근로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오고 있습니다.

 

2. 대법원 판결의 주요 내용(대법원 2022.2.11. 선고 2017다238004 판결)

박소민 노무사: 그렇다면 지난 2월에 나온 대법원 최신 판결의 주요 내용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노승민 노무사: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임금협정의 내용입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민주버스본부 삼화고속지회와 피고(삼화고속)가 체결한 2011년도 임금협정의 내용입니다.

"임금내역은 포괄역산방식의 체계를 유지한다. 노선수당은 근무실적에 따라 발생하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포괄한 수당이며, 노선수당을 지급함에 있어서 실제 근로시간과의 차이에 대하여는 노·사간 이의를 제기치 않기로 한다."

박소민 노무사: 협약의 내용만 놓고 보면 노사 합의로 포괄임금제를 도입 했다고 볼 수 있네요?

노승민 노무사: 예 그런데, 근로자들은 위 협약에도 불구하고 포괄임금제가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회사를 상대로 미지급된 각종 수당 차액 등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박소민 노무사: 음. 노사합의로 도입은 했지만, 실상은 포괄임금제가 아니었다라는 주장이군요. 판결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노승민 노무사: 원심과 대법원의 판결이 다르게 나왔습니다. 동일한 사실을 두고 어떤 부분에서 법원 간 해석이 달라졌는지 여부가 이 판결의 쟁점이 될 텐데요.

먼저 원심인 인천지방법원에서는 “노사가 승무직근로자들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에 대하여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이 승무직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기 때문에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박소민 노무사: 일단 인천지법에서는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군요. 그렇다면 대법원에서는 판단이 달라졌나요?

노승민 노무사: 대법원에서는 ‘임금항목별’로 판단이 다르게 나왔습니다. 먼저, 연장, 야간근로수당에 대한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회사가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는 돈은 실제 연장근로시간, 야간근로시간의 수와 상관없이 운행실적에 따라 산출된 노선수당을 사전에 합의한 비율대로 나누어 역산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고 봤습니다

박소민 노무사: 일단 ‘연장/야간수당’에 대해서는 원심 판정결과 그대로 인정을 했네요. 그러니까 포괄임금제 계약이 유효하다. 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이죠?

노승민 노무사: 예, 그렇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휴일근로수당’에 대해서는 포괄임금약정의 효력이 없다고 봤는데요.

　　① 휴일근로수당은 2011년도 임금협정 및 피고의 임금 지급 실무상 노선수당에 기초하여 산출된 것이 아니라 노선수당과는 별도로 지급되어 온 것으로 보임
　　② 휴일근로수당은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 근로일수 18일을 초과한 날마다 1일당 8시간의 근로에 대해 기본시급에 150%의 가산율을 고려하여 산정

즉, 휴일근로수당의 액수를 ‘시간급’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산정된 휴일근로수당을 기본급, 노선수당 등과는 별도의 내역으로 구분하여 지급하였습니다.
결국 2011년도 임금협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휴일근로수당에 대해서는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결론

박소민 노무사: 그렇다면 노사가 포괄임금제 계약에 합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영에 있어서,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하다면, 포괄임금제 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군요.

노승민 노무사: 네. 특히, 법정수당이 ‘시간급’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방식이라면 포괄임금제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해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